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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이 자작

새해 첫 자작! BJFE Pale Green Compressor

한동안 자작에서 손을 떼고 있다가 절친이 계속 궁금하다고, 갖고프다고 노래하던 BJFE의 Pale Green compressor를 만들어봤습니다. 컴프레서 싫어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컴프레서라고 아주 재미있는 선전문구가 기억나는 컴프레서입니다.

사실 컴프레서를 사용하면 음의 다이나믹 함이 사라지고 뭔가 음이 딱딱해지는 기분이 있었던 기억 때문에 그다지 사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펑크컷팅을 할때는 톤의 어택을 균일하게 해줘서 그럴 경우만 사용하면 좋다는 정도만 머리로 이해할뿐...물론 아주 좋은 고품질의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컴프레서는 당연히 다르겠지만요. 


어쨋던 친구가 유튜브 샘플소리가 너무도 좋다고 궁금하다고 하고, 더구나 페달버젼이라 컴프레서 이펙터에 보통있는 여러가지 parameter들(어택, 릴리즈 등) 없이 달랑 볼륨, 톤, 컴프의 3개 노브만 있어 사용도 간편하겠다 싶고, 또 아주 듣기좋게 소리를 만들어 주는 부스터로 사용할수도 있다고 해서 제작을 해봤습니다.


부품 리스트를 확인해보니 옵토커플러가 들어갑니다. led와 ldr을 사용하여 자작해야하는데...  이게 led에 따라 저항값들이 다르고, 완성후에도 옵토커플러의 값을 측정해서 제대로 맞춰주어야하고.... 어째던 좀 골아프겠구나 싶었는데..

간단히 해외 사이트에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보통 자작시에 국내 페파에서 대부분의 파츠를 조달하는데 이번엔 해외 사이트에서 마침, pale green compressor를 킷트로 파는게 있었고, 옵토커플러도 완제품이 포함되어 있어서 배대지 이용해서 구매를 하였습니다. 2주 남짓해서 부품을 받았는데 전해콘덴서, 필름콘덴서 모두 이름있는 회사들의 제품입니다. 특히 전해는 높이가 낮은 것을 포함시켜서 아주 좋네요. 저항도 좋은 회사것을 사용하고. 어쨋던 마음에 들더군요. 단지 전용기판이 아니라 베로보드를 이용해야 해서 좀.... ㅠㅠ








기판을 완성하고 나서 찾아보니 1590B 케이스가 하나도 없어서 아끼고 사용하지 않던 하몬드 케이스 도색되어있는 놈을 꺼내 사용했습니다. 기판 테스트도 안하고 바로 케이스에 장착하고 앰프에 물려봤습니다.


볼륨이 유튜브 샘플과는 달리 바이패스보다 많이 커지지는 않더군요. 흠 이래서야 부스터로 사용하기는 좀....

어쨋던 사용을 해보는데 이게 무슨 컴프레서 페달인가 싶습니다. 분명히 소리가 살짝 변하기는 하는데 너무 그 변화의 폭이 작고 미묘해서... 뭐라 말로 설명하기가 정말 애매합니다. led가 없다면 페달을 킨건지 끈건지 알수가 없읍니다. 

컴프레서 노브를 돌려보면 확실히 뭔가 소리가 좀 변합니다. 볼륨을 최고로 놔도 노이즈 없이 볼륨만 살짝 커지고 상당히 조용한 페달입니다. 톤노브는 듀얼노브라서 그런지 왼쪽으로 돌리면 저음이 증가하는데 그렇다고 고음과 중음이 깍이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12시이후에서는 고음은 증가하지만 저음, 중음은 그대로 입니다. 


잠시 사용해보고는 이거 뭐 이런가 싶습니다. 정말 페달 사용하고 안한게 차이가 별로 안나니 이게 뭔가 싶네요.  오른손 피킹의 다이나믹스도 전혀 줄어드는 감도 없고....그래서 건듯 안건듯 자연스러운 컴프레서라는 의미로 광고를 하는건가 싶은데...


다시 유튜브의 샘플을 들어보고, 다시 이 페달이 이런거구나 복습을 했습니다. 다시 5분간 기타를 열심히 페달켜고 쳐봤습니다. 잠시 페달을 끄고 쳐봤는데... 어? 뭔가 이상하다... 마치 808페달을 부스터 모드로 사용할때의 기분이랄까. 페달을 끄니 갑자기 기타소리가 윤기가 없고 펑퍼짐하게 들립니다. 다시 페달을 켜니 소리가 살짝 모아지면서 윤기있는 예쁜 소리가 납니다. 아하!!! 이런 페달이구나. 드라이브를 걸어봤습니다. 부틱 드라이브 페달에서 느껴지는 살짝 컴프된 느낌이 살짝 납니다. 역시 펑퍼짐하게 퍼지는 소리가 아니고 살짝 모아지고 정제되고, 아주 예쁜 드라이브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컴프노브를 최고로 올리고 쳐도 컴프레서 사용한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않습니다.  아.... Pete Thorn이 이래서 이 페달은 항상 켜놓고 사용하는 페달이라고 하는구나 하는게 이해가 되더군요. 


이틀 뒤에 친구가 와서 사용해보고는 너무 마음에 든다고 침을 흘려서 가지고 가서 사용해보라고 했습니다. ^^ 마침 공연도 있다니 사용해보고 어땟는지 알려달라고 하구요.^^


좀 아쉬운 점이라면 볼륨이 좀 더 컷다면, 컴프 효과가 약간 더 컸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입니다. 해외 자작 포럼을 검색해보니 컴프는 팟의 값을 큰걸로 바꾸면 된다고 하는데 볼륨에 관한 이야기는 없네요. 제가 만든 페달만의 문제인지....


어쨋던 친구가 가지고 갔으니 돌아올거 같지는 않고...ㅠㅠ

한개 더 제가 쓸 용도로 더 만들어야겠습니다. ^^


아, 이제서야 좀 이해가 되는게... 유명한 기타리스트들 보면 이펙터 거의 사용안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냥 앰프에 바로 기타 꽂고 마이크로 녹음하고 컴프레서 건다고들 하는데... 결국은 기타 생소리만이 아니고 컴프를 거쳤기 때문에 듣기좋은 소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